2022년 7월 건강 문제로 떠났던 회사를 2024년 5월에 다시 복귀하였다. 다시 돌아온 회사에는 처음 보는 얼굴과 익숙한 얼굴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 경험하는 리더의 역할로 회사에 복귀하였다.

다시 돌아온 회사는 이전에도 지금도 규모가 작은 회사이다. 그래서 너무나 막연하게 그리고 얇게 생각했다.

“지금의 나라면 이 회사를 바꿀 수 있다.”

회사를 복귀하고 대략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 도입을 제안하고 내가 속한 팀에서는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내가 관리하는 파트에서는 코드 리뷰를 진행하고 있고 코드 리뷰의 경우 ChatGPT API를 활용하여 AI 기반의 코드 리뷰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너무 아쉽다.

타이틀(?)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5개월 전 내가 생각했던 아니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생각하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핑계다.

“관리하여야 되는 프로젝트가 많아서”

“온전히 내가 생각한 바를 이루기 위한 일에 몰두할 수 없어서”

“파트 리더는 처음이라서(프로젝트 그리고 사람을 관리해야 하는 일은 처음이라서)”

나는 내 주변 사람 혹은 회사 동료 혹은 나보다 경력이 적은 개발자와 말을 할 때면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책임이 주어졌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 책임을 결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맨 처음 다짐해야 하는 것은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앞서 말한 말(문장)은 나보다 경력이 적은 개발자에게 말할 때는 어떠한 동작을 수행해야 하는 코드를 작성할 때 그 코드 자체에서 예외 처리를 확실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나는 내가 버릇처럼 자주 내뱉는 말을 내 스스로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관점에 따라서 부정적으로 본인을 깎아내리는 생각인 것을 알지만 지금의 내 머릿속에는 이 생각이 가득하다. 그래서 괴롭다.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이룰 수는 없지만 ‘완벽’ 가까워지고 싶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고개를 돌려 과거의 나를 바라보았을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그저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연기를 했다.’ 이다.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완벽 할 수 없다는 건 안다.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고 싶다.”

매번 그랬다. 두 개의 내 바램 아니 남들에게 굳이 말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을 지킨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내 주변 사람들을 믿었고, ‘완벽’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고 싶다는 마음은 가졌을지 모르지만 그만큼의 나의 살을 깎는 노력을 한 적은 없다. 매번 스스로 무너질 준비를 했고, 무너지기 위한 이유를 찾았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마치 정답을 깨달은 사람인 것처럼 글을 쓰고 있다. 이런 내가 아쉽고 답답하다.